술을 마시다 보면 얼굴이나 몸이 빨개지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기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음주 후 얼굴이나 몸이 빨개지는 건 술이 안 맞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술이 안 맞는 당신을 위해, 왜 술 취하면 얼굴이나 몸이 빨개지는지, 어떻게 하면 건강을 생각하면서 마실 수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술은 같이 마시는데 왜 나만 빨개져!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은 이른바 '아시안 플러시 신드롬(Asian Flush Syndrome)'이라고 불리는 증상입니다. 이름처럼 아시아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권 사람들 사이에선 매우 흔해, 인구의 70%가 이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굴이 붉어지는 원인은 선천적으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우리가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을 설명드린적이 있습니다. 술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1차 분해과정을 거쳐,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하게 됩니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를 2차 분해하는 과정에서 ALDH 효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효소가 부족하면 몸은 혈관을 확장시켜 효소를 계속 유입시키려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과정이 얼굴이 붉어짐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술이 들어와서 이를 분해는 해야 하는데, 기존 혈관 통로로는 양이 부족하게 들어오니깐, 혈관을 확장시키는 겁니다. 이 과정이 얼굴이 붉어짐으로 나타나는 거죠! 문제가 되는 건 이 같이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단순히 분해효소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생각보다 심각하네? 분해 효소가 부족한 사람이 위험한 이유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국제암연구소가 '2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입니다. 전자담배의 위해성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물질도 이 아세트알데하이드입니다. 따라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제대로 물질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종 암과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식도암과 대장암입니다.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NIAAA)의 연구에 따르면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식도암 발병률은 정상범주의 사람에 비해 6~10배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치명적인 암을 알리는 적신호일 수 있다.
또한, 선천적으로 아세트 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은 고혈압에 걸릴 위험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연구팀은 1,76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소주를 2병 이상 마시는 경우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고혈압 발병 확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일까요? 같은 연구팀의 다른 연구에서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일으킬 확률 또한 높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마티즘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류머티즘 인자가 정상인 대비 2~3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특히, 1주일 평균 음주량이 소주 2병을 초과하는 경우 류머티즘 인자의 양성률(양)이 같은 주량의 정상인보다 2.28배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3. "먹다 보면 술이 는다니깐? 자주 먹어봐"
주량이 늘면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빨갛게 변하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는 앞서 설명드렸듯이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요소인 ALDH 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간혹 가다 술을 자주 마시다 보면 주량이 늘고, 얼굴도 덜 빨갛게 변하는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늘어나서가 아니라 뇌의 일부분이 알코올에 적응한 것으로, 실제 분해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40%는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보다 술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해당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인의 약 40%는 소량의 음주에도 안면홍조, 메스꺼움, 졸음, 아침 숙취, 실신 등 특정한 생리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양인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술을 조금만 마셔도 몸이 빨개지고 힘든 사람은 소량의 술도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식사할 때 소주 1~2잔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2천만 명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에서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분들이 술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술이 늘고, 증상이 완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위험합니다. 앞 서 설명드린 질병에 취약하다는 사실과 같이 생각한다면 더욱 명확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최대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겠죠.
4. 그래도 술을 마셔야 한다면? 술 체질이 아닌 당신을 위한 생존법
- 한 가지 술로만 먹습니다.
흔히 소맥이나 다른 폭탄주 등 주종을 섞어 마시는 경우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도수가 10~15도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10~15도가 우리 몸에서 가장 알코올이 잘 흡수되는 도수입니다. 특히, 소맥을 드실 때 맥주의 탄산은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소맥이 더 잘 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적절하게 안주를 먹어줍니다.
숙취에 있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련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수분입니다. 따라서, 술을 드실 때 물을 많이 드시고, 안주도 수분 함유량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류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과일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당분까지 풍부하니 천연 숙취해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탕이나 찌개류의 안주를 시킨다면, 해물류로!
물과 과일만 먹을 순 없으니, 뭔가 안주를 시키긴 시켜야겠죠? 숙취를 해소하는 것 자체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결국 숙취 해소 물질이 들어간 음식을 안주로 드시면 좋습니다. 알코올 분해를 돕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간 오징어나 조개류를 재료로 한 해물탕이나 조개탕을 추천드립니다.
- 술은 마신 다음 날은 간에게 휴식을 주세요.
적어도 48시간 이상 금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72시간입니다. 약 3일 정도 금주를 해줘야, 제대로 간이 회복한다고 합니다.
예전과 달리 우리나라의 술 문화가 많이 변화됐습니다. 음주를 강권하는 문화도 많이 사려졌고, 회식도 술을 먹는 게 아니라 점심식사를 한다거나 다른 문화활동을 하는 등 그 인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의 선봉은 우리 자신부터 돼야 합니다. 옆에서 누군가 술을 마실 때 얼굴과 몸이 빨개진다면 더 이상, 술을 권하지 말고 물 한잔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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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및 출처
- 헬스컨슈머, 얼굴 빨개지면 술 마시지 마세요
- ZUM 허브라이프, 술 한잔에 얼굴이 빨갛게 변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 한국경제, 헬스플러스, 음주 후 간 회복시간은... 이온음료 섞어 마시면
- YTN, 사회, 한잔만 마셔도 불타는 얼굴.. 술 체질 아닌 당신을 위한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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