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추구했던 목표를 어느 순간 잃었다. 실패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하나부터 열까지 그 목표에 커스터마이징 되어있던 나의 루틴이 서서히 조각나기 시작하면서 나는 어느덧 정체성을 잃어갔다. 역할모델과 현재상태의 차이가 큰 만큼 무력감은 배가 됐다.'무력감' 이 한마디 단어가 모든걸 표현할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나는 인식할 수 있었다. 내 안에서 느껴지는 수동적인 분노와 불안감을. 일상생활동안 멍 때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뭔가를 하고 있지만 이 일을 왜 하는지 그 의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모든게 덧없이 느껴졌다. 그냥 공허했다. 해야할 일을 빨리 끝내고, 침대로 들어가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죽이기 시작했다. 즐겁고 편안하긴 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